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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 대상포진으로 인한 시력상실, '이 항바이러스제'로 예방 가능
지난해 국내 대상포진 환자가 75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포진은 신경을 따라 발진과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눈 주위에 발생하면 시력에 영향을 주고 심한 경우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최근 항바이러스제 발라시클로버(valacyclovir)를 1년간 저용량으로 복용할 경우, 안구 대상포진으로 인한 시력상실과 재발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 결과는 각막 및 안과학 포럼(cornea and eye banking forum)과 미국 안과학회 연례회의(american academy of ophthalmology's annual meeting)에서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pennsylvania)와 뉴욕 대학교(new york university) 연구팀이 공동으로 진행한 것으로,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의 95개 의료센터에서 500명 이상의 안구 대상포진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되었다. 연구는 2017년 1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6년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환자들은 하루 1,000mg의 발라시클로버를 1년간 복용했다. 대조군은 동일 기간 동안 위약을 복용했다.
연구는 이중맹검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모든 환자는 3개월마다 병원을 방문해 치료 효과를 점검받았다. 연구진은 항바이러스제 복용이 새로운 안질환 발생과 기존 질환의 악화, 그리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과 같은 만성 통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발라시클로버를 복용한 환자들은 대조군에 비해 안질환 발생 및 재발률이 26% 감소했으며, 대상포진 발작 횟수도 12개월과 18개월 후 30% 감소했다. 항바이러스제 치료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심각성과 지속 기간을 줄이는 데에도 효과적이었다.
연구를 공동으로 이끈 베니 젱(bennie jeng) 교수는 이번 연구가 안구 대상포진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저용량 항바이러스제를 장기간 복용함으로써 안구 대상포진 환자들이 시력 손실을 예방할 수 있다는 확실한 근거를 제공했다"라고 밝혔다. 젱 교수는 또한 이 약물이 기존의 대상포진 치료 과정에 이미 포함되어 있어 새로운 치료법을 도입하는 데 큰 장애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항바이러스제 장기 복용의 효과뿐 아니라 예방접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특히, 50세 이상 성인의 경우 대상포진 백신 접종이 필수적이라고 권장했다.
향후 연구에서는 항바이러스제가 녹내장이나 공막염과 같은 추가적인 안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