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과 비앤빛강남밝은세상안과 의사 4인이 함께 알아보는, 사람의 눈 이야기. 시력을 해치는 질환과 눈 건강을 지키는 다양한 방법을 매주 소개합니다.투명했던 수정체가 점점 뿌예지는 질환인 백내장. 현재 백내장을 완치하는 방법은 수술뿐이다. 약물치료를 진행해도 수정체가 탁해지는 속도를 늦출 뿐 수정체를 원래대로 투명하게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나건후 원장과 함께 백내장 약물치료의 최신 경향과 백내장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짚어봤다.
백내장 약물치료에 대해 혁신적인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 있다면 소개해달라.지난해 안과 전문지 '안과 연구와 시각 과학(investigative ophthalmology & vision science)'에 실린 한 연구(oxysterol compounds in mouse mutant αa- and αb-crystallin lenses can improve the optical properties of the lens)를 소개합니다.백내장, 정확히는 수정체 혼탁과 변형이 유발된 생쥐에게 vp1-001이라는 화합물을 점안한 실험인데요. 약물을 점안한 눈의 수정체 투명도가 점안하지 않은 반대쪽 눈에 비해 향상되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약물로 백내장을 '치료'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준 연구이지요. 하지만 아직 백내장 약물치료가 수술을 대체하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현재까지는 백내장을 치료하려면 약물이 아닌 수술이 답인 것 같다. 그런데 최선의 치료인 수술을 받았음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있다.백내장 수술 후 만족도가 떨어지는 이유로는 환자의 수술 후 기대시력이 너무 높은 것과, 의사와 환자 간 수술 결과에 대한 시각 차이를 들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백내장 수술 후 얻는 성공적인 시력을 1.0으로 말합니다. 물론 수술 후 시력이 1.0까지 깨끗하게 나오는 분들도 있지만, 1.0이 깨끗하게 나오기는 쉽지 않습니다. 백내장 수술로 혼탁해진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교체해도, 이미 각막에 생긴 노화로 인해 20~30대의 시력을 되찾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 눈으로 잘 보기 위해서는 시신경을 통해 신호를 받는 기능도 굉장히 중요한데요. 보통 40~50대가 되면 시신경의 기능도 저하되어 20~30대와 같은 시력을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노화로 인해 시신경의 기능도 저하되기에 인공수정체로 교체했다 한들, 수술 후 젊었을 때와 같은 시력을 유지하는 것이 힘든 것이지요. 의사들은 50~70대가 수술 후 얻을 수 있는 좋은 시력을 0.6~0.9 정도로 생각합니다. 운전면허 갱신을 위한 적성검사에서도 이를 시력 통과 기준으로 잡고 있습니다. 즉, 안전한 운전이 가능한 시력이 0.6~0.9 임을 뜻하며, 낮이나 밤에도 위 시력으로 운전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음을 말합니다.
백내장 수술 후 시력이 저하되는 원인은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먼저, 백내장 수술 후 다시 시야가 뿌옇게 변하는 증상을 호소하거나 시력이 저하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할 수 있는데요. 이는 백내장이 재발한 것이 아니라, 백내장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연령이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신체 전반적인 노화로 안구의 노화 또한 함께 진행되면서 시력을 비롯한 눈의 기능이 함께 저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바로, 후발 백내장입니다. 후발 백내장의 정확한 명칭은 '후낭 혼탁'입니다. 후낭은 백내장 수술 시 제거하지 않고 남겨두었던 뒤쪽 수정체 막을 말합니다. 후발 백내장은 남은 수정체 막(후낭)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두꺼워지고 혼탁해지는 증상입니다. 마치 백내장처럼 시야가 뿌옇게 변하고 시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후발 백내장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후발 백내장은 백내장 수술을 받은 누구에게나 발생하는 증상이기 때문에, 백내장 수술 후 시력이 저하됐거나 시야에 불편함이 생겼다면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후발 백내장 치료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레이저를 이용해 후낭을 제거하면 다시 깨끗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백내장 수술 후 안경을 쓰면 시력 교정에 더 좋을까백내장 수술에 사용되는 인공수정체의 종류에 따라, 수술 후 안경 착용 여부가 결정됩니다. 단초점 렌즈는 근거리 혹은 원거리 중 꼭 봐야 하는 거리 하나에만 초점을 맞추기에, 초점을 맞추지 않은 곳의 시력은 개선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수술 후에도 돋보기나 안경을 착용해야 합니다. 다초점 렌즈는 원거리부터 근거리까지 모든 거리의 시력을 개선할 수 있어 수술 후 안경이나 돋보기 착용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백내장 수술을 받으면 근시와 원시는 물론 심하지 않은 난시까지 교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초고도 근시, 초고도 난시와 같은 경우 백내장 수술 이후에도 약간의 굴절 이상이 남을 수 있는데요. 이 경우 수술 후 안경을 착용하기보다는 라식이나 라섹 등의 시력교정술을 추가로 받거나, 인공수정체 위에 시력 교정 용도의 교정용 인공수정체를 추가로 삽입하여 굴절을 교정할 수 있습니다.
백내장 수술, 건강보험 적용받을 수 있나.백내장 수술은 국민건강보험으로 보장되는 수술입니다. 그러나 수술에서 사용하는 렌즈에 따라 건강보험 적용 유무가 달라집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항목에 포함되는 렌즈와 보험 적용이 안 되는 비급여 항목에 포함되는 렌즈로 구분됩니다. 급여 항목에 포함되는 단초점 렌즈는 보험 적용이 가능하지만, 비급여 항목인 다초점렌즈는 단순 백내장 치료가 아닌 중년층의 시력교정 역할도 하기 때문에 보험 적용이 어렵습니다. 이로 인해 다초점렌즈는 단초점보다 가격대가 다소 높습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나건후 원장 (비앤빛강남밝은세상안과 안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