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는 눈이 간지럽고 빨개지며, 눈곱이 많이 낀다는 이들이 늘어난다. 이 시기 우리 눈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원인은 '결막염'이다. 눈의 흰자위인 결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결막염 진료 인원은 봄철마다 급증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3~2017년 5년간 전월 대비 환자 증가율이 가장 높은 달은 3, 4, 5월이었다. 이에 대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안과 박종운 교수는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은 꽃가루나 먼지 등에 의해 발병되는 경우가 많아 봄에 결막염 진료 인원이 많다"고 설명했다.
원인에 따라 나뉘는 결막염 종류1. 감염성 결막염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돼서 발생하는 결막염이다. 특히 아데노 바이러스, 엔테로 바이러스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유행성 눈병 환자가 많다. 이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일정 잠복기를 거친 후 눈이 충혈되고 눈물이 나며, 눈곱이 끼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물감과 눈부심, 눈꺼풀 부종과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귀 앞이나 턱밑 림프선이 비대해지거나 인후염 증상과 전신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한쪽 눈이 먼저 감염되면 2~7일 후 나머지 눈도 감염되는데, 증상은 두 번째로 감염된 눈에서 더 약하게 나타난다.
2. 알레르기성 결막염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이 눈에 닿았을 때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나타나서 발생하는 결막염이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풀과 나무, 잡초의 꽃가루와 집먼지 진드기, 반려동물 털, 곰팡이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눈이 가려운 증상이 나타나며, 충혈과 눈물, 결막에 부종이 발생하기도 한다. 다른 알러지 질환인 천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는 사람들에게서 잘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3. 자극성 결막염자극적인 물질이 눈과 접촉했을 때 발생하는 결막염이다. 샴푸, 화장품, 수영장 물, 눈에 닿는 속눈썹, 담배 연기, 유독가스 등은 우리 눈을 자극하기 쉽다. 특히, 황사와 미세먼지에 든 알루미늄, 석영, 구리, 납 같은 유해 성분이 결막을 자극하는 경우가 많다.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 결막염 치료법대부분의 결막염은 치료하지 않아도 1~2주 이내에 자연 치유된다. 그러나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각막에 궤양이 생기는 등 눈에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어 증상이 나타나면 안과에 방문해 치료받는 것이 좋다. 결막염 치료 방법은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먼저, 세균 감염에 의한 유행성 결막염 치료에서는 항생제를 사용한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한 결막염이라도 이차적인 세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를 사용한다. 각막 상피 아래층에 혼탁이 생겼다면 스테로이드 안약을 사용해 눈의 불편감을 줄인다. 감염성 결막염은 전염력이 높아 완치될 때까지 등교나 출근을 자제하는 게 좋다. 또, 감염성 결막염에 걸린 사람과 베개나 수건을 공유하는 것을 피해야 하고, 결막염 환자와 접촉한 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알레르기성 결막염이라면 증상을 빨리 진정시키기 위해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한다. 아울러 비만세포안정제, 스테로이드 점안제, 혈관수축 점안제도 흔히 사용한다. 가장 좋은 치료법은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물질을 찾아서 그것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다. 꽃가루가 원인이라면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시기에는 외출을 피하고 주로 실내에서 생활하는 식이다. 집먼지 진드기가 원인이라면 진드기 제거를 위해 청소를 자주 하고, 이불과 베개는 더운물에 자주 세탁하며, 환기를 자주 하는 것이 좋다.자극성 결막염은 표백제나 산 같은 유해물질에 노출돼 생긴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 눈을 자극하는 물질을 없애면 자연스레 증상이 사라진다. 증상을 빠르게 완화하려면 얼음을 비닐봉지에 넣고 수건으로 감싼 후 눈꺼풀 위에 올려 냉찜질하거나 인공눈물을 자주 넣는 것이 좋다.